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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마더', 엄마는 누구인가

by tory_story 2023. 8. 23.

 '마더'는 최고의 오프닝 장면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억새밭으로 걸어 들어오는 김혜자 배우. 곧이어 들려오는 타악기 소리와 음악에 맞춰 흔드는 그녀의 어깨춤. 오묘한 표정 속 엿보이는 다양한 감정. 장면에 담긴 모든 요소가 강렬한 인상을 심어줍니다. 하지만 정작 봉준호 감독이 자신감을 보이는 장면은 영화의 마지막입니다. 관광버스 안에서 불안한 감정을 잊게 해주는 침 자리에 침을 놓은 뒤, 엄마에서 여자가 되어 춤추는 마지막 장면은 오프닝과 대조되며 뒤틀린 모성애를 암시하는 것만 같습니다. 모성애는 어디까지 '선'이고 어디서부터 '악'이 될 수 있는지, 엄마는 어떤 존재이고 왜 그래야만 하는지, 여러 질문을 던지는 영화입니다. '마더'를 감상하면서 불편한 기분이 든다면 왜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자문해 보는 것도 영화를 이해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정보>

감독 - 봉준호

출연진 - 김혜자, 원빈, 진구

제작사 - 바른손이앤에이

개봉일 - 2009년 5월 28

장르 - 범죄, 스릴러, 서스펜스, 미스터리

러닝타임 - 128분

수상 - 부일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 아시아 필름어워드(최우수작품상,최우수각본상,여우주연상), 대종상 영화제 남우조연상, LA비평가 협회상 여우주연상

 

 

 

<줄거리>

 한적한 마을의 약재상. 엄마는 작두질을 하면서 가게 앞에서 놀고 있는 다 큰 아들 '도준'을 주시한다. 갑자기 고급 승용차가 사이드미러로 도준을 치고 지나가자 놀란 엄마가 작두에 손을 베인다. 그녀는 아픔 따위는 개의치 않고 도준에게 달려간다. 도준과 같이 있던 친구 '진태'는 뺑소니범을 잡기 위해 도준을 끌고 동네에서 유일하게 고급승용차가 들락거리는 골프장으로 향한다.

 

 두 사람은 골프장 주차장에서 뺑소니 차량을 발견한다. 진태는 차의 사이드미러를 부숴버리고 도준 또한 사이드미러를 향해 날아 차기를 시도하지만 바닥에 자빠져버린다. 두 사람은 라운딩 카트의 동선을 앞질러가 뺑소니범 일행을 덮친다. 한바탕 몸싸움이 벌어지는 와중, 진태는 가장 비싸 보이는 골프채를 워터 해저드에 던져 넣는다. 

 진태와 도준, 그리고 뺑소니범 일행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게 되고 교수 무리였던 일행은 폭행 건과 뺑소니 건을 무마시키기로 협의하지만 부서진 차량의 사이드미러에 대한 보상을 요구한다. 이때 진태가 자신이 부순 백미러를 도준의 짓으로 전가시키는 바람에 도준은 얼떨결에 돈을 물어주게 된다. 집에 돌아온 도준이 엄마한테 백미러 값을 물어줘야 된다고 말하자 엄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며 도준을 안심시킨다. 엄마는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사진관의 미선에게 침을 놔주고 값은 안 받을 테니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한다.

 

 늦은 밤, 도준은 시내에 있는 주점에서 진태를 기다리며 혼자 술에 취하는 중이다. 도준은 여자를 꼬시고 싶어하며 진태가 와서 도와주길 바라지만 그 시각 진태는 골프장 워터 해저드에 던져둔 골프채를 찾기 바쁘다. 술집 영업이 종료되자 도준은 술값 대신 골프장에서 주운 골프공을 건네지만 거절당한다. 기분이 상한 도준은 골프공을 멀리 던진 뒤 으슥한 골목길로 들어선다. 도준보다 몇 걸음 앞에서 걷고 있던 여학생이 그를 의식한다. 겁에 질린 듯 발걸음을 재촉하는 여학생. 도준이 그녀의 뒤를 쫓아간다.

 "학생 어디가니..? 오빠랑 함 할래..? 남자가 싫으니?"

 도준이 혀 꼬인 소리로 성희롱을 하자 여학생이 으슥한 곳으로 몸을 숨긴다. 도준은 가만히 서서 그곳을 응시한다. 잠시 뒤 도준이 발을 돌리자 그의 발치를 향해 커다란 돌이 날아온다. 겁을 집어먹은 도준은 집으로 돌아가 엄마의 품에 안겨 잠든다. 그리고 다음 날, 도준이 쫓던 여학생이 골목의 폐건물 옥상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 ···

 

 

 

<숨은 이야기 찾기>

 봉준호 감독은 자주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를 숨겨둡니다. '기생충'에서는 조여정 배우와 박서준 배우가 맡은 두 캐릭터의 관계를 숨겨뒀고 '마더'에서는 진태와 엄마의 이야기를 숨겨뒀습니다. 극 중 진태 역할을 맡았던 진구 배우는 두 인물의 관계에 대해 '진태는 엄마가 낳은 또 다른 아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봉준호 감독이 직접 '마더는 섹스에 관한 영화'라고 언급한 만큼 진태와 엄마는 어떤 식으로든 부적절한 관계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여러 인물 간의 관계에 대해 상상해 보는 것이 영화 '마더'를 감상하는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뒷이야기>

  • 이 영화는 엔딩 장면에 등장하는 하나의 이미지로부터 출발했다.
  • 진태는 미나와의 성관계 도중 끝말잇기를 하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스파게티-티파니-니기미-미네랄-알탕-탕평책'
  • 봉준호 감독은 어릴적 김혜자 배우의 집과 가까운 동네에 살면서 몇 번 그녀와 마주친 적이 있는데 나중에 본인이 영화감독이 되면 김혜자 배우를 주연으로 한 영화를 찍고 싶다고 생각했다.
  • 봉준호 감독은 '마더'를 두고 '섹스에 관한 영화'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