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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오펜하이머',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도다.'

by tory_story 2023. 8. 16.

 우리나라는 관례적으로 수요일에 영화를 개봉합니다. 오펜하이머는 관례를 깨고 화요일, 광복절에 개봉했는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극으로 치닫으며 진주만 공습을 통해 미국을 선제공격한 일본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위력에 항복을 선언합니다. 이와 동시에 우리나라에 광복이 찾아오는데 이 작품은 원자폭탄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오펜하이머의 전기영화로 핵무기의 탄생을 다룹니다. 광복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원자폭탄이 이야기의 주제로 등장하기 때문에 개봉일을 광복절에 맞춘 것입니다.

 오펜하이머를 감상하면서 엄청난 스케일의 소재와 CG를 극도로 꺼리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조합 덕분에 몇 번이나 영화에 압도당하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감독이 아이맥스 필름으로 촬영하는 만큼, 영화를 제대로 감상하고 싶다면 아이맥스 상영이 가능한 영화관에서 관람하는 게 좋겠습니다.

 

 

<정보>

감독 - 크리스토퍼 놀런

출연진 - 킬리언 머피, 플로렌스 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에밀리 블런트, 맷 데이먼

제작 - 크리스토퍼 놀런, 에마 토머스, 찰스 로벤

개봉일 - 2023년 7월 21(미국), 2023년 8월 15일(한국)

장르 - 전기, 전쟁, 드라마

러닝타임 - 180분

 

 

 

<줄거리>

 '오펜하이머'의 비공식 청문회가 진행 중이다. 질문자 역할을 맡은 사람들은 그에게 죄를 묻기 전에 과거사를 들춰낸다. 오피(오펜하이머의 별명)는 유대인 출신 물리학자이며, 천재의 반열에 오른 이들과 어깨를 견주는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이다. 그는 미국의 하버드대학 화학과를 조기졸업하고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원에 들어가 물리학을 공부했다. 그러나 케임브리지 대학원의 실험물리학 학풍은 그의 적성에 맞지 않았고 결국 이론적인 양자역학을 태동으로 하는 독일의 괴팅겐 대학으로 옮겨 이곳에서 9개월 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오피는 버클리 대학에 교수로 임명되며 미국으로 돌아와 학생들에게 양자역학을 가르친다. 원래 좌파적 정치성향을 가지고 있던 그는 당원들의 모임에 직접 참여하기도 하는데 이곳에서 '진'이라는 여인을 만나 반해버린다. 그러나 진은 성적 지향 문제로 우울증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오랫동안 애매한 관계로 남는다. 훗날 오피는 모임에서 또 다른 여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녀의 이름은 '키티'이고 유부녀이다. 오피의 명성을 알고 있던 키티가 먼저 그를 유혹하고 두 사람은 곧 진지한 관계로 발전해 아이까지 갖게 된다. 

 

 오피는 건축가, 엔지니어, 학자, 기술자 등으로 구성된 노조협회 FAECT에 가입하는 등의 정치적 행보를 꺼리지 않는데 그의 좌파적 활동은 교내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골칫거리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때 오피는 이미 핵분열을 주제로 한 논문을 통해 학계에서 큰 인정을 받고 있던 만큼 실제로 큰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오피는 같은 대학의 교수 '로렌스'의 여러 번에 걸친 비난과 진심 어린 충고 덕분에 정치와 관련된 행보를 자제할 수 있었다. 그가 연구에만 몰두하고 있을 무렵에 군인 '그로브스'가 그의 명성을 듣고 찾아온다. 그로브스가 오피를 찾아온 이유는 세계 최초 핵개발 프로젝트인 '맨해튼 프로젝트'에 착수하기 위함이다. 유대인이며 애국자인 오피는 독일보다 먼저 핵을 개발하기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의 총괄을 맡아 일을 진행하기 위해 로스앨러모스로 향한다.

 

 

 

<로스앨러모스의 과학자들>

 영화 '오펜하이머'는 실제로 맨해튼 프로젝트에 착수했던 많은 과학자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영화관을 찾기 전에 등장인물들의 간단한 이력을 알고 본다면 영화의 스토리 진행을 따라가기가 수월할 것 같아서 준비해 봤습니다.

 

'에드워드 텔러'

 헝가리 태생의 유대인이자 물리학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과의 냉전이 본격화되자 원자폭탄보다 강력한 핵융합 무기의 개발을 적극적으로 옹호하였고 결국 수소폭탄을 개발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어니스트 로렌스'

 미국의 물리학자. 입자가속기의 일원인 사이로트론을 처음 만들었으며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리처드 파인만'

 미국의 물리학자. 양자전기역학의 기초론을 정립한 공로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유대인 태생이지만 정작 그는 인종으로 분류되는 것을 싫어했고 13살 이후에 유대인은 선택받은 자라는 선민의식을 버렸다.

 

'이지도어 아이작 라비'

 미국의 물리학자. 핵자기공을 발견하여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닐스 보어'

 덴마크의 물리학자. 양자역학의 태동기에 활동했으며 기라성 같은 학자들 사이에서도 수장 같은 인물이었다.

 

 

 

<뒷이야기>

  • IMAX 흑백 아날로그로 찍은 최초의 영화이다.
  •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영화를 찍을 때 CG촬영을 최대한 자제하는데 실제로 CG 없이 트리니티 실험 재현에 성공했다.
  •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영화를 두고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을 평가하기 위함이 아닌 이해하기 위한 작품이라고 전했다.
  • 일본은 자국의 가장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과 관련된 영화라는 이유로 개봉을 거부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
  • 영화의 주요 배역을 맡은 배우들이 거의 백인 남성이라는 이유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이는 역사적 고증을 반영한 것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