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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파이트 클럽', 싸움을 시작하라.

by tory_story 2023. 9. 2.

 2023년 8월 26일. '정찬성'선수와 '맥스 할로웨이'선수의 경기를 본 뒤, '격투기'라는 스포츠의 인기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원초적으로, 사람들은 저마다 어느 정도의 폭력성을 내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나 법은 폭력을 용납할 수 없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고, 이로 인해 억압된 욕망을 해소해 주는 수단으로써 격투기라는 스포츠가 인기를 얻는 것 같습니다. 
 감독 '데이빗 핀쳐'는 '파이트 클럽'을 통해 내재된 폭력성의 분출을 영화적으로 그려냅니다. 이 영화는 감독 특유의 그로데스크 하고 스타일리시한 연출 방식과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을 감상할 수 있는 마초적인 작품입니다. 다만,  자극적이고 잔인한 장면이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시청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정보>

감독 - 데이빗 핀쳐
출연진 - 브래드 피트, 에드워드 노튼, 헬레나 본햄 카터
제작 - 아트 리슨, 신 샤핀, 로스 벨
개봉일 - 1999년 11월 13
장르 - 범죄, 스릴러, 하드보일드, 액션, 누아르
러닝타임 - 139분
 
 
 

<예고편>

출처 : https://youtu.be/BdJKm16Co6M?si=7gAlincWKpZzr-PE

 
 
 

<줄거리>

암환자 모임에 담배를 피며 등장하는 '말라'

 주인공(에드워드 노튼 배역)은 보험 회사의 사고 조사원으로 일하며 무기력한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업무 때문에 매주 비행기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는데 시차 적응에 실패한 탓인지 어느 날부턴가 심한 불면증을 앓고 있다. 약을 처방받기 위해 의사를 찾아가 봤지만 의사가 내려준 처방은 건강한 잠을 위해 운동을 더 많이 할 것. 주인공이 그에게 고통을 호소하자 그는 진짜 고통을 알고 싶다면 고환암 환자 모임에 가보라고 말한다. 
 암 환자인 척 위장하고 모임에 참석한 주인공은 낯선 사람들의 고통을 엿보고 자신을 놔버림으로써 안도감과 해방감을 느꼈다. 환자들의 모임에 중독되어 버린 그는 여러 모임에 환자인 척 참여하며 더 이상 불면증에 시달리지 않게 되었지만 '말라'의 등장으로 다시 모든 게 엉망이 돼버린다. 말라는 고환암환자 모임에 참석한 유일한 여자이다. 고환이 없는 여자가 고환암이라니, 주인공은 말라를 주시하고 그녀가 자신처럼 가짜 환자이며 여러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거짓 고통을 마주하고 다시 불면증에 시달리게 된 주인공은 말라를 찾아가 모임을 나누어 참석하자고 제안한다. 
 

폭력에 노출된 뒤 묘한 해방감을 느끼는 주인공과 '타일러 더든'

 주인공은 출장을 위해 탄 비행기에서 비누 판매원 '타일러 더든'을 만나고 그에게 명함을 받는다. 운이 나쁘게도(?) 출장에서 돌아왔을 때 주인공의 집은 가스 누출로 인해 폭파된 상황이었다. 갈 곳이 없어진 주인공은 타일러 더든에게 연락하고 두 사람은 근처 술집에서 만나게 된다. 대화를 나눈 후 주인공은 타일러 더든의 집에서 잠시 머물기로 하는데 집으로 가기 전, 타일러 더든은 주인공에게 자신을 때려보라고 말한다. 주인공은 잠시 망설이다가 주먹을 날린다. 술집 뒤에서 치고 박기 시작한 두 사람은 곧 묘한 해방감을 느낀다. 이들이 해방감을 위해 교환하는 폭력의 횟수는 점점 많아졌고 이 모습에 흥미를 느낀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집단이 형성된다. 이 모임의 이름은 '파이트 클럽'이다. ··· ···
 
 
 

<자기 파괴적 행위의 아이러니>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이 경고는 당신을 위한 것이다.
당신이 읽는 이 쓸모없는 글에 담긴 모든 말들은 당신의 삶을 낭비시키는 것이다.
달리 할 일은 없는가? 이 순간들을 더 좋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당신의 인생은 무의미한가?
아니면 당신은 권위에 감복한 나머지 이를 주장하는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적인 존경과 신뢰를 바치는가?
당신은 읽어야만 하는 모든 것을 읽는가? 생각해야만 하는 모든 것을 생각하는가?
이런 걸 원해야 한다고 듣고선, 그걸 그대로 구매하는가?
아파트를 나가라. 이성을 만나라. 과도한 쇼핑과 자위행위를 멈춰라. 당신의 일을 그만두어라.
싸움을 시작하라. 당신이 살아있음을 증명하라.
당신이 스스로 인간성을 주장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한낱 숫자에 불과하게 될 뿐이다.
당신은 경고받았다... 타일러가."

  '파이트 클럽'을 DVD로 시청했을 때 첫 장면에 1초 정도 등장하는 경고문입니다. 저는 이 글을 다시 읽고 나서야 '타일러 더든'이라는 인물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극 중, 타일러 더든은 마초적이고 자기 파괴적 행위를 일삼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삶의 경계선을 드나들며 목숨을 건 위험한 도박을 즐기는 행위는 자칫 삶에 대한 집착이나 미련 따위가 없는 듯한 모습으로 비칠 수 있지만, 타일러의 경고문을 보면 그의 자기 파괴적 행위는 자신이 살아있음을 증명하기 위한 수단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가 두려워하는 게 있다면 자신의 삶이 주체를 잃고 한낱 숫자로써 존재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주인공과 타일러 더든의 관계를 고려하면 타일러라는 인물을 이해함으로써 주인공을 알 수 있기 때문에 그의 경고문을 소개해봤습니다.
 
 
 

<뒷이야기>

  • 원작은 1996년에 출간한 '척 팔라닉'의 소설이다.
  • 타일러와 말라의 섹스신 이후 말라의 대사는 원래 "당신의 아이를 낙태하고 싶어"였으나, 제작사 측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수정을 요구하였다.
  • 이후 말라의 대사는 "초등학교 이후로 이런 격렬한 섹스는 처음이야."로 바뀌었는데 이에 대한 스튜디오의 반응은 '그냥 낙태 드립으로 갈걸.'이었다. 
  • 극 중에 등장하는 파이트 클럽이 실제로 만들어져 논란이 된 적이 있다.
  • 중간에 잠깐 나왔다가 사라지는 컷이 자주 등장한다. 마지막에 나오는 컷은 남성의 성기 사진인데 여기 사용한 사진은 감독 본인의 성기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