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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조커', 이상적인 악당

by tory_story 2023. 10. 3.

  '조커'는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여러 논란에 휩싸였던 작품입니다. 출연 배우 중 한 명인 '마크 매런'은 작품을 두고 "이런 영화는 너드들이나 보는 영화다."라는 말을 했는데 기존의 슈퍼히어로물과 다른 작품이라는 것을 언급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조커'는 주인공이 히어로가 아니라 악당이라는 점에서 마블이나 DC코믹스의 기존 작품들과 차이가 명확합니다. 때문에 이 작품을 감상할 때에는 단순한 히어로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조커라는 인물이 악당이 되어가는 심리변화의 과정에서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사회의 추악한 면을 엿보고 그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반성하는 태도가 필요힌 것 같습니다.
 
 
 

<정보>

감독 - 토드 필립스
출연진 - 호아킨 피닉스, 로버트 드 니로
제작 - 토드 필립스, 에마 틸린저 코스코프, 브래들리 쿠퍼
개봉일 - 2019년 10월 2일
장르 - 범죄, 스릴러, 누아르, 드라마
러닝타임 - 123분
수상 -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아카데미상(남우주연상,음악상),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외국작품상
 
 
 

<예고편>

출처 : https://youtu.be/x60mB0zXZ38?si=jPtx2q-W5vdgFw8H

 
 
 

<줄거리>

 

  이야기의 배경은 범죄가 만연하고, 지저분한 거리에 쥐가 들끓는 고담시티. 광대가 직업인 '아서 플렉'은 분장을 마친 뒤 교외의 작은 극장 옆에 위치한 폐업직전의 뮤직샾에서 노란 광고판을 들고 춤추며 땡처리 광고 중이다. 동네의 10대 양아치들은 아서의 분장을 보고 비웃으며 광고판을 빼앗아 달아난다. 아서는 양아치들을 쫓아 막다른 골목까지 다다르지만 그들에게 일방적으로 구타당하고 소지품마저 빼앗긴다. 바닥에 홀로 널브러진 아서와 부서진 광고판을 뒤로하고 <JOKER> 타이틀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아서는 사회복지사 맞은편에 앉아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숨이 넘어갈 듯 웃는다. 기분과 상관없이 장소를 가리지 않고 큰 소리로 웃는 것은 그의 병이다. 발작이 겨우 진정된 아서는 내가 미쳐가는 건지, 세상이 미쳐가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위로나 공감 따위를 바라지만 돌아오는 건 형식적인 대답뿐이다. 아서는 복지사에게 더 많은 약을 타줄 수 있겠냐고 부탁하지만 복지사는 무미건조한 억양으로 거절한다. 
  대교를 달리는 버스 안. 아서는 앞자리에 앉아있는 남자아이에게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며 웃게 만들지만 아이의 엄마에게 싫은 소리를 들을 뿐이다. 갑자기 아서의 웃음발작이 다시 시작된다. 기분이 나빠진 아이의 엄마가 뭐가 그리 웃기냐고 묻자 아서는 품에서 카드 한 장을 꺼내 건넨다. 거기에는 '죄송해요, 저는 기분과 상관없이 갑자기 웃는 병이 있어요.'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집으로 돌아온 아서는 병든 어머니의 식사를 챙겨주며 TV에 방영되는 '머레이 프랭클린 쇼(코미디쇼)'를 본다. 이때 잠시, 아서는 방송국에 방청하러 간 자신을 상상하며 행복한 꿈을 꾼다.
  다음 날, 광대 대기실에서 아서의 동료 '랜들'이 다가와 10대 소년들에게 폭행당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위로해 주고 위험한 상황에 호신용으로 사용하라며 소형 리볼버를 쥐어준다. 이때 왜소증이 있는 동료 '게리'가 들어와 아서에게 사장이 호출한다고 알린다. 사장실을 찾아간 아서는 사장으로부터 질책과 피켓을 반납하지 않으면 월급에서 깎아버리겠다는 꾸중을 듣는다. 아서는 사실대로 폭행사건에 대해 얘기하지만 사장은 그의 말을 무시한다. 사장실에서 나온 아서는 골목길에 쌓여있는 쓰레기 더미들을 마구 짓밟고 차면서 화풀이를 하지만 그마저도 미끄러져 쓰레기 더미 위에 넘어지고 만다.
  

  아서는 병원에서 어린이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연 도중, 율동을 추다가 실수로 권총을 떨어뜨린다. 황급히 권총을 주워 든 아서는 검지를 입술에 갖다 대며 아이들에게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내지만 같이 있던 간호사들이 아서의 회사에 컴플레인을 걸어 사장의 귀에 들어가고 만다. 이후, 사장과의 통화 도중 아서는 권총은 단지 공연의 소품이라며 변명하고 이 일이 좋다고 애걸해 보지만 사장은 폭언과 함께 아서를 해고해 버린다. 일자리를 잃어 더 이상 자신이 좋아하는 코미디를 할 수 없게 된 아서는 화를 참지 못하고 공중전화박스의 유리를 머리로 세게 들이받아 깨버린다.
  갑작스레 직장에서 해고된 아서는 실의에 빠진 채 몸을 실은 퇴근 지하철에서 정장을 입은 세 명의 취객이 여자 한 명을 희롱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여자가 아서에게 도움의 눈빛을 건네고 이때 그의 웃음발작이 도진다. 귀에 거슬릴 정도로 큰 웃음소리에 취객들의 관심은 아서에게 쏠리고 여자는 이 틈을 타서 도망간다. 취객들은 본격적으로 아서에게 시비를 걸기 시작한다. 아서는 병을 설명하는 카드를 꺼내려 하지만 취객들은 아서의 가방을 빼앗는다. 객차 안 낮은 조도의 조명이 깜빡거리고 취객들은 일방적으로 아서를 구타한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아서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품 안의 권총을 꺼내 순식간에 2명을 죽인다. 남은 한 명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지만 아서는 그의 다리에 총알을 명중시킨다. 취객은 다음 역에서 지하철이 정차하자 문 밖으로 나가 도주를 시도하지만 그를 쫓아온 아서의 총을 맞고 쓰러진다. 아서는 계단에 쓰러진 남자를 향해 총알이 다 떨어질 때까지 방아쇠를 당긴다.  · · · · · ·
 
 
 

<사회적 약자에서 악당으로>

  영화의 초반부에 조커는 전형적인 사회적 약자로 등장합니다. 병든 어머니를 모시고 정신질환을 앓고 있으며 가난에 찌든 아서의 모습은 관객들로부터 동정심을 얻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췄습니다. 이 작품이 위험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법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 관객의 입장에서 봤을 때 조커는 인물 설정과 불행한 사건의 연속으로 인해 악당이 될 법한, 그리고 충분히 공감할 법한, 아주 그럴싸한 이야기를 갖추고 있습니다. 때문에 '조커'가 모티브로 한 마틴 스코세이지의 '택시 드라이버'를 포함해서 반영웅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 이런 종류의 작품들을 감상할 때에는 모방범죄가 아닌 사회와 그 구성에 포함된 개인의 반성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뒷이야기>

  • 평론가들 중 혹평을 한 이들은 이 작품이 사회적 약자들에게 범죄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우려했다.
  • '베트맨 : 다크 나이크' 개봉 당시 일어난 2012년 콜로라도 극장 총기 난사 사건 때문에 사건이 일어난 센추리 16 극장에서는 조커 상영을 금지했다.
  • 몇몇 언론에서는 조커가 전형적인 '인셀(비자발적 순결주의자)'의 모습을 그렸다고 주장한다.